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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모음

자연이 주는 유혹을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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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즐기는 법

          자연을 즐긴다는 것은 일종의 기술이어서 그 사람의 기분과 성격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정확한 내용에 대해 말하기가 어렵다. 모든 자연의 누림은 자연 발생적

          이고,
          예술적
          감흥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므로 이런 나무는 이렇게 감상하고, 이맘때쯤
          이면
          또 이걸 염두에 두고
          하는 식으로 각기 규칙을 세워 자연을 즐긴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
          조금이라도 분별이 있는
          사람이라면 배우지 않아도 다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자연을 가까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술적 기질을 가진 사람의 일생을 연구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대자연을 보고 느끼는 감회, 전에 본 경치에 대한 회상, 어딘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
          등은 모두
          생각지도 못했던 순간에 머리에 떠오른다. 바로 이런, 불현듯
          생각이 잘 떠오르고,
          잘 발휘되는
          사람이 예술적인 기질이 있는 사람이다.

          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의 자서전에는 일반적인 회상이 많이 씌어 있지만 문인들의
          자서전은
          아주 즐거웠던 하룻밤의 추억이나 친구와 함께 지냈던 어느 해 여름 등이
          주로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불후의 명작을 써야겠다고 다짐하기
          보다는
          흥에 겹고 정취가 있는 순간의 자신의 마음을 순수하게 나타내기 위해 글을 
          쓰거나,
          자연을 즐기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詩作)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 부생육기"를 보면 어느 이름 없는 화가와 아내 운이라는 여인의 결혼생활에 대한 회상이 있다.
          둘 모두 소박한 예술가의 기질을 가진 사람들로 그들은 찾아오는 행복을 놓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대화는 소박하고 꾸밈이 없다. 내 생각에는 왠지 이 운이라는 여인이 중국 문학에 등장하는
          모든 여인 중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여겨진다. 두 사람의 살림은 비참한 정도였으나, 그들의

          생활은 언제나 명랑함이 가득했다. 자연을 즐긴다는 것이 이 두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
          경험이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두 부부의 정다운 대화

          그날 밤 달은 빛나고 저 아래 개울의 물결은 비단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는 가벼운 비단옷을
          걸치고 손에는 부채를 들고 강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나란히 걸터앉았다. 운이 이렇게 말했다.

          "저 달은 세상 어디에서나 똑 같겠죠? 우리처럼 진정으로 사랑하며 저 달을 보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나는 이렇게 답했다

          "물론 저녁에 바람을 쐬며 달을 보는 사람도 많을 테고, 집 깊숙이 들어앉아서 구름을 바라보며
          시흥에
          잠겨 있을 부인도 많겠지, 하지만 우리처럼 부부가 함께 달을 보고 있으면서 구름이야기를
          할 사람이
          있을까?"

          이윽고 촛불이 꺼지고 달이 졌기에 우린 과일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7월 보름은 귀절이라 한다. 운은 간단히 음식을 장만해서 달을 벗삼아 둘이서 한잔할 생각이었는데,
          밤이 되니 갑자기 검은 구름이 달을 덮고 말았다. 운은 눈썹을 찌푸리며 안타깝다는 듯

          "우리 둘을
          백발이 될 때까지 부부로 함께 살게 하실 생각이시라면 하늘은 틀림없이 다시 달을
          보여 주실 거예요."

          라고 말했다. 나도 역시 낙심하고 있었다. 그때 강 저편을 보니 수많은 촛불처럼 반딧불이
          반짝거리며
          버드나무 사이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운의 머리에 
          꽂은 재스민의 향기가 코를 찌른다. 이때 나는 운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렇게 농담을 건넨다.

          "난 재스민이 그저 머리 장식용인 줄 알았는데, 향기가 여자의 머리 냄새와 분 냄새에 섞이니
          이렇게
          좋구나. 포서우간은 상대도 안 되겠는 걸?"

          그러자 운이 생긋 웃음을 머금고 이렇게 말했다.

          "포서우간은 향 중에서도 군자입니다. 향기가 코에 맡아질까 말까할 정도예요.
          하지만 재스민은
          아첨쟁이 소인배와 같아요."

          내가 다시 이렇게 물었다.

          "그럼 왜 당신은 재스민 꽃을 꽂고 있지?"

          운은 대답했다.

          "저는 군자가 소인을 사랑하는 것이 좋아요."

          이런 말을 주고받다 보니 깊은 밤이 되었다. 하늘에는 이미 구름이 달을 벗어나 있어
          우리의 마음은
          한없이 기뻤다.

          ― 위에 글은 '생활의 발견'에 나오는 얘기다.―



          책을 읽다가 부부간의 정담이 좋아서 옮겨 적어봤다.
          자연을 벗하며 저렇게 소소한 대화를 나눌수 있다면 어찌 정이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풍경이 그려지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인간은 자연과 어우러져 있을 때가 제일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하고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요즘 날씨가 풀리다 보니 불현듯이 떠나고 싶은 봄의 유혹이 여기저기서 느껴진다. 이러다가
          훌쩍 떠나는 날이 바로 봄의 유혹에 동참하는 날이 되지 않을까? 그날은 행복으로 휘감는 하루가 

          되겠지, 아무래도 얼마남지 않은 것 같다. 마음이 요동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래서 자연을 벗한

          노래나 그림이나 글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닐련지... 

          오랜 겨울의 긴잠에서 깨어나듯이 자연의 소생함을 즐기고자 눈을 들어보니 어느사이
          봄은 이만치 와 있었던 것이다. 난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자연이 주는 많은 혜택중에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한번 그 속에 빠져 보고 싶다.

          해질 무렵의 붉은 노을을 볼새, 구름을 물들이며 활활 타오르는 저 모습! 
          눈을 들어 하늘을 본다. 그 대단한 가슴 뭉클한 불춤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

          그런 시간에 너를 만나면 좋으리라.
          그냥 "저것 좀 봐" 무슨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노을의 붉은 몸짓을 가리키노라면
          내가 다른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어떠리.

          내가 하고 싶은 말 그 안에 다 들어 있는데...
          "저것 좀 봐"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사뭇 상기된 얼굴과
          손짓으로 가리키기만 해도 너는 다 알아들으리라. 
          그래서 붉은 노을이 주는 행복을 마음에 담고 오면 어떠리

          저 자연속에 침몰하여 마음 가득 봄의 향기를 품어 보지 않으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