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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모음

기분 좋은 청담(淸淡)은 정겨운 에세이와 같다.





 
            '친구와 나누는 하룻밤의 청담(淸淡)은 10년 동안의 독서보다 낫다.'
            참된 청담은 느긋한 마음으로 편안함과 유머, 재치 있는 화술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사람이 그저 말하는 것과 청담을 나누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일과 관계 있는 얘기라면 누구와도 할 수 있지만, 밤새워 청담을 나눌 사람은 그리 흔하지 못하다.
            그런 사람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앞서 얘기했듯 즐거운 것이고, 더구나 그 사람의 목소리와  
            행동까지 즐길 수 있다는 즐거움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런 광경을 상상해 보라,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밤, 강에 배를 타고 강 양쪽 기슭의 흔들리는
            불빛을 보며 사공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취한 듯 듣고 있는 모습, 사실 청담의 묘미는 환경, 곧
            말을 하는 장소. 시간이나 상대자가 바뀌는 데에 있다. 

            기분 좋은 청담은 정겨운 에세이와 비슷하다. 청담과 에세이의 비슷한 점은 스타일에 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기 나라의 안 좋은 모습이나 혼란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정치풍조라든지,
            문명에 대한 비판 등 심각한 부분이 나오기도 하겠지만 막상 그 말을 하는 사람이나 에세이를 

            쓰는 사람의 상태는 지극히 한적하고 친근감 있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제아무리 현상에 대한 분노가 크더라도 입가에 미소를 띠고 붓 끝에 웃음을 띠고 얘기하는 것
            이외에 우리에게 주어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고 핏대를 올려가며 흥분을 할 수 있는 기회란 아주 친한 친구 두세 명이 
            모였을 때 외에는 없다. 

            청담의 바른 태도는 친근함과 무관심이다. 이야기를 어떤 방향으로 몰고 가겠다고 의도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서로 즐겁게 만나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사람은 손발이 자유롭고
            몸이 편해야 가슴도 편히 쉴 수 있다.  

            ― 생활의 발견중에서 ―



          공감이 가는 얘기라서 위에 얘기를 인용을 한 것이다. 이해관계를 떠나 대화를 한다는 자체가
          마음의 
          평화를 준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그런 편안한 대화가 필요하고 그런 관계 속에서 좋은
          경험과 글이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외출을 통해서도 만나는 어떤 대화가
          마음을 움직여 하나의 글이 
          탄생하는 것처럼 이해관계 없는 단순한 만남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을 가거나 산행을 하는 것이다. 거기서 만나지는 새로운 경험과 여러 모습들에서
          내안에서 
          새로운 현상으로 인생의 그림을 그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소중한 체험이 모여서
          풍요로운 삶의 
          모습으로 나를 채우고 여유를 갖게 된다. 

          여기서 갖는 만남 또한 이해관계없이 보여지는 글로 맺어지기에 청담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댓글과 답글이라는 짤막한 대화 속에서 풍기는 모습을 엿보게 되고, 그래서 마음을 주고 받는
          모습이 
          위에서 말하는 청담의 모습이 아닐까하고 생각을 해본다. 

          서로가 깊이 알려하지 않고 보여지는 그대로 짧은 글로 대신하는 잠깐의 접촉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것들이 우리가 하고 있는 블로그일 것이다. 그래서 소중한 하루의 만남을 갖기
          위해 오늘도 바쁜 
          일과 속에서도 하나의 글을 내 놓고 서로의 만남을 시작하는 것이다. 

          청담이 많을 수록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폭이 크기에 그런 기회를 만들려 나 스스로
          길을 떠나 
          보기도 한다. 그냥 시장안의 좌판에서도 그런 것을 느낀다. 어느날은 일부러
          가게에 있는 물건을 지나 
          땅바닥에 놓고 손님을 부르는 나이드신 어른 곁으로 가 본다. 

          "이것 내가 일일이 손질하고 다듬은 거라서 그냥가서 씻기만 하면 되요! 엄청 맛있는 거여! 
          만나게 드셔!" 
          "그냥 볶기만 하면 되나요?"
          "볶다가 물좀 넣고 뚜껑을 닫고 조금 뜸을 들이면 더 맛있어요. 이것 마저 다 떨이해주면
          좋겠는데.."

          어르신의 손을 보니 나물을 다듬고 마늘을 까서인지 많이 투박하고 거친 손이다. 
          "그것 마저 주시고, 마늘도 좀 주세요!"
          "아이구! 새댁! 그렇게 해주면 좋지 오늘은 일찍 끝나서 좋네, 이것 더 줄게요!"

          이렇게 잠깐의 대화지만 어르신의 좋아하는 모습으로 나도 덩달아 좋아지는 것이다. 이런
          살가운 대화가 
          살아가면서 많이 필요하고, 또 듣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냥 마트에 가서 물건을
          집어드는 것보다 사람의 
          온정이 묻어나는 길거리 좌판에서 더 많은 것을 느끼며 즐겁기 때문에
          가끔씩 일부러 그 곳으로 향하게 
          되는 나를 본다.  오늘도 토요일이니 잠깐의 시간을 내서
          어르신 몇분이 쪼그려 앉아 벌리고 있는 작은 
          결과물이 무언지 궁금하여 구경하고 몇마디
          살가운 얘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
              주말이네요! 여러님들도 소중한 만남을 즐기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