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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세이

옛 추억과 함께 잠시 여행을 꿈꾸다


 




겨울여행 / 용혜원

새벽 공기가
코끝을 싸늘하게 만든다
달리는 열차의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들판은 밤새 내린 서리에
감기가 들었는지
내 몸까지 들썩거린다.

스쳐 지나가는 어느 마을
어느 집 감나무 가지 끝에는
감 하나 남아 오들오들 떨고 있다.
갑자기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내린다.

삶 속에 떠나는 여행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홀로 느껴보는 즐거움이
온몸을 적셔온다.




                  용혜원님의 시를 읽다 보니 갑자기 예전 기차여행이 생각난다.
                  일반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우연히 같이 자리를 함께 했던 일이..
                  직장일로 선배님하고 같이 올라가는 길이었는데, 방송국 PD라면서 명함을 건넨다.

                  갖가지 수수께끼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한참을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난다
                  . 여행은 모르는 사람과의 잠시의 추억은 그것으로 끝이 나기에
                  기억의 저편에서 기차여행하면 한번씩 생각이 나는 지 모르겠다. 긴 추억보다 이렇게
                  짧은 추억이 때로는 재미있는 기억으로 떠오르며, 오히려 추억으로서의 여운이
                  남는다.
                   
                  이 겨울 기차여행이 떠나고 싶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하얀 설국을 향해 낯선 거리를

                  걸으면서 마음을 한껏 비우고 싶다. 한적한 시골길을 둘러보면서 겨울의 감흥을 느끼고.
                  맑은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이제 그 기나긴 감기에서는 해방이다. 바이러스도 지쳤는지 기척이 없다.
                   

                  기운이 좀 나는지 거리를 걷고 싶어 안달한다. 오늘 아직 녹지 않은 눈길과 빙판길을
                  걸으며 한참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도 마음은 상쾌한지 겨울이 주는 또 다른 모습을
                  연신 보고 또 본다.

                  그날그날이 힘들지 않은 날이 없지만, 잠깐씩 이렇게 마음을 비우면 그만큼의 여유가
                  생긴다. 지친 마음이지만 이렇게 상쾌한 것은 또 다른 마음의 향연이다. 
                  내 마음안에서의 아름다운 성을 만들고, 깊은 사랑의 우물을 드리운다.

                  잠깐이지만 나만의 성에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가는 잠시의 이 시간이 나를 
                  몹씨 행복하게 한다. 나의 반쪽이 업무의 잘못 되어진 것을 얘기하며 속상해 하는데도
                  내 마음은 여유를 부리며 위로를 해준다. 잠깐의 휴식이 나를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줌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그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   


                 ※ 배경음악 : When a man loves a woman / Percy Sled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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